
#1.
침울한 상태로 그냥 아무거나 잡아탄 깐야꾸마리행 버스는 왠일로 시트를 젖힐수 있는 좌석 버스. 봐봐, 로컬버스도 잘만 걸리면 괜찮대두? 이제는 나름 안락하기까지 한 로컬버스에 둥지를 틀었어. 날씨가 참 좋았어. 그래서인지 꾸물꾸물 먹구름이 끼어있던 내 기분도 적절해졌고.


쓰레기 다른곳에 버리면 죽일듯한 포스의 알수없는 동물 쓰레기통.. 넌 뭐냐
설마 토끼?
설마 토끼?

#2.
사진찍으면서 창밖 풍경 구경하던중 까무룩 잠이들었어. 전날 잠을 설쳤으니 어찌나 달게 잠이오던지 몰라. 그렇게 넋을 놓고 자고있는데 누군가 어께를 짤짤짤.
헐.
정신이 퍼뜩.
친절한 차장 아저씨 아니었으면 인도에서 미아될뻔했따....
넋 놓은 상태로 정신없이 내려서 전화기를 들었어.
통화대상은 남인도에서 개정판 작업중인 인도백배 저자 환타님.
깐야꾸마리에서 만나기로 했었거든:)
넋나간채로 통화해서 환타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어.
다시 전화하기는 민망하고 지도를 펴봤자 난 여기가 어딘지 모르잖아. 그래서 지도를 못봐. 난 안될꺼야..... 아차 이러면 안되지-_- 일단 길가는 사람들을 잡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
"기차역이 어딘가요?"
#3.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3명의 사람이 알려준 길을 걸어갔지만 왠지 점점 언덕을 올라 인적없는 민가로 올라가는 나를 발견했고
그곳에서 환타님께 SOS를 쳐서 이 길이 아니라는걸 알아챘지.. 으 평소에는 왠만해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인데 이날따라...
또 미아될뻔했따..'_T
#4.
우여곡절끝에 만난
그런데 뜬금없이 왜 환타님이랑 만나기로 한거냐고?
때는 일주일전. 나는 마말라뿌람에서 외로움에 찌들어서 절인 배추처럼 시들시들해져가고 있었어. 한국인이고 뭐고 동양인 전멸. 외로워. 외롭다구 ㅠ_ㅠ
이런상태로 인도방랑기 카페에 들어갔는데 환타님도 남인도라고 하는 글을 보고 가까운곳에 계시면 식사 한끼 같이하자고 할 요량으로 어디쯤 계세요? 라고 쪽지를 보냈는데 이야기가 어찌저찌 진행되다보니 그럼 일정 맞는동안 함께 여행하죠. 라는 분위기로 흘러갔어.
환타님이 나중에 말씀하시길
"그때 너 정말 너무 긴박해보였어...." 라고 하시더라. 예리하시긴. 정말 심하게 외로웠었거든요.
http://kumako.egloos.com/1907024 당시의 내 상황. 엉엉허엉.
***
환타님 부인인 마녀님은 함께 가이드북 개정판 조사하시다가 한국에 일이 있어서 먼저 귀국하신 상태였어.
셋다 한 덩치하는 셋이라 돼지삼남매-_-; 라던지의 자학 애칭으로 부르곤 했었지..
오빠라는 애칭을 기겁하시는데다 나도 공대생이라서 그런지 오빠라는 말은 영 간질간질해서 어느날부턴가 자연스레 아저씨 라는 호칭을 쓰게 되었어. 사실 아저씨 맞지 뭐. ... ..:D
#5.
일행이 생겨서 가장 좋았던건 방값과 밥!
혼자쓸때는 하룻밤 적어도 150~250Rs 이상을 투자하던 방값이 셋이 함께 쓰니까 뚝 떨어졌다! +_+ 이얏호! 사람들이 이래서 일행을 구하는거구나.. 어? 아닌가? 아님말구.
아무튼 아저씨랑 언니도 둘이 있을땐 싱글룸 두개를 잡아야 해서 은근 방값이 부담스러웠는데 내가 와서 트리플을 쓰니 돈 아끼고 좋지 뭐. 라는 분위기 :D 제가 복덩이라니까요? 후후.... ...아님말구요..
게다가 밥 역시 가이드북 저자랑 다니니까 실패한 곳이 없어 +_+)!!
게다가 세명. 이것도 먹고싶고 저것도 먹고싶은데 내 배는 블랙홀이 아니라 모두 시킬수 없는게 슬펐는데 여러음식 시켜서 먹어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 그래서 타밀나두 고행 여행하면서 좀 빠졌다 싶었던 살이 또 다시 돌아왔지.... 넌 돌아오지 않고 영영 떠나줘도 괜찮은데 ^^;;
아. 물론 단점도 있었어.
밤이면 혼자의 시간을 보내느라 할일이 없어놓으니 꼬박꼬박 일기랑 가계부 쓰던 나였는데 일행이 생긴 후로는 일기는 뭐고 가계부는 뭔가여? 오죽하면 아저씨가 너 여행기 쓸거 없겠다고 진지하게 걱정해주시는 수준까지 도달했어....
#6.
아무튼 이때부터 근 한달간 셋이 함께 여행하게 되었어.
또한 무척 귀가 얇은 내 일정도 이때부터 점점 산으로.... 오호라 통재야.
인도여행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행과 함께 여행한건 처음이야.
이 전에도 이 후에도 도미토리 이외의 방을 일행과 함께 쓴 것도 처음이었고.
그래서 여러모로 새로웠고 나보다 훨씬 연장자들과의 여행이라 배운점도 참 많았어.
그만큼 민폐도 좀 많이 끼쳤지만... .. ....
그러니까..
감사하다는 뜻이예요 아저씨, 임언니 :D

2008년 12월 28일
마두라이 (Madurai) -> 깐야꾸마리 (Kanyakumari)
마두라이 (Madurai) -> 깐야꾸마리 (Kanyakumari)

일상다반사









덧글
Cathy 2009/09/14 16:17 # 답글
푸하하 그럼 정리된 자료가 없어서 이제 여행기끝인가 -ㅁ-?
귤곰 2009/09/14 17:06 #
ㄱ..그럴리가여 기억아 살아나라 얍!
Hiyoko 2009/09/14 16:19 # 답글
아, 오랜만에 올라온 인도여행기!! +_+)~전 문명의 혜택없이는 살 수 없는 몸-_-;;;이라 꿈도 못 꾸는 인도인데,
매번 귤곰님 덕분에 간접경험하고 있어요. 히힛.
귤곰 2009/09/14 17:07 #
어유 좀 빠릿빠릿하게 올려야 할텐데 게임이 너무 재밌지 뭐예요.사실 저도 제가 문명의 혜택 없이는 살수 없으리라 생각해서 처음엔 많이 불편했는데 어느순간부터 즐기게 되더라구요 :) 간접경험 된다니 막 신나요 +_+!
데지코 2009/09/14 18:07 # 답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재미있어요~
귤곰 2009/09/15 02:02 #
감사합니다~
김볼펜 2009/09/14 18:22 # 답글
[실패] 너무 웃겨서 히히 :-D올라 올 때 마다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더 힘 내 주세욧..!!
귤곰 2009/09/15 02:03 #
으 정말 ㅋㅋㅋㅋ 평소엔 실패 잘 안하는데 이땐 왠지 다들 짠거처럼 이상한길을 알려주더라구요.좀 더 힘내서 쓸께요, 즐거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llery 2009/09/14 19:23 # 답글
오랜만에 또 재밌는 글 올려주시네요!동물 모양 휴지통이 마치 '내놔'하고 압박하는 듯한;
가이드북 저자분들은 역시 여행지를 파악하는 나름대로의 '스킬'이라는 게 있는듯@_@
귤곰 2009/09/15 02:04 #
요새....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 ㅠ_ㅠ;;;;나중에 본 휴지통은 눈이 빨간색이라서 진심으로 무서웠어요.. 후덜덜....
역시 가이드북 저자구나 싶더라구요. 덕분에 참 즐겁게 좋은이야기 많이 들어가면서 여행했답니다. 음식을 실패하지 않는다는게 가장 좋았어요 >_<
바성 2009/09/14 19:43 # 삭제 답글
여긴 어디? 나는 누구?3/4의 확률을 믿었지만 실제 확률은 제로-_-였군요...
왠지 다음 여행기부터는 식도락이 되지 않을까 싶은 ㅎㅎ
귤곰 2009/09/15 02:05 #
그러게.... 나는몰랐지 3/4의 확률이 어긋날줄은.그렇잖아도 음식사진 모아뒀다 ㅋㅋㅋㅋ 나중에 한큐에 올릴테야. 근데 인도음식 사진빨이 너무 안받아서..
루아 2009/09/14 20:47 # 답글
닷, 다수결의 원칙;; 그래도 실패해서 안습이군요 ;ㅁ;역시 인도같은 나라에서는 혼자다니면 레스토랑 갈때가 슬픈가요. 푸짐하게 한상 차려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
귤곰 2009/09/15 02:06 #
아유 왠만해선 실패안하는 다수결의 원칙인데 이날따라 유독 잘 안되더라구요. 흑.아무래도 음식도 저렴하니 이것저것 시켜서 많이 먹고싶은데 혼자서는 음식 하나 깨작 먹어보는게 다잖아요. 슬펐는데 여러가지 시켜먹을수 있어서 행복했답니다.
촐랑촐랑 2009/09/14 23:57 # 답글
우왓 환타님이랑 같이 다니셨군요.100배 뒤적일 일은 없으셨겠어요^^
귤곰 2009/09/15 02:07 #
저 100배를 실수로 안가지고가서 론니만 보고 다녔었더라죠 ㅋㅋ 아저씨 만나고는 가이드북을 아예 꺼낼 필요가 없었어요 +_+ 살아있는 가이드북.
은사자 2009/09/16 04:51 # 답글
배낭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그건 것 같아요. 소중한 인연.. 소중한 인연을 만나서 한달동안 같이 여행하셨다니 즐거우셨겠어요, 많이 배우셨을 것 같고..이 새벽에 도서관에서 귤곰님의 인도 여행기를 보다보니 아...떠나고 싶네요.. ㅠㅠ
귤곰 2009/09/17 03:03 #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은 뭔가 더 빠르게 친해지고 깊게 정이 드는거 같아요. 한국에서도 여전히 연결되는 인연들이 있어서 많이 기쁘기도 하구요 헤헤. 어른들이랑 여행하는건 처음이었는데 그래서 배운점이 더욱 많았던거 같구요:D제가 제 여행기 쓰면서 떠나구 싶은걸요..ㅠ_ㅠ 요새 은사자님 이러저러 고민 많으신거 같은데 모두 깔끔하게 해결되고 나중에 쨘 하고 떠나셨음 좋겠어요!
최영환 2009/09/17 23:14 # 삭제 답글
이런 여행기가 있었군요이번 겨울방학에는 인도로 떠나고 싶어요^^
귤곰 2009/09/21 03:00 #
게으른 여행기지요 하하 ㅠㅅㅠ 인도 매력있는 나라예요. 꼭 한번 다녀오시길 추천드려요 *_*
신천지 2009/09/19 01:26 # 삭제 답글
아훙 >< 여행기 잘 보고 있어 그림도 너무 귀엽지만 여행 내용이 너무 부러움ㅠㅠㅠㅠ ;ㅁ;ㅁ;ㅁ;ㅁ; 여행가서도 현지에서 일행을 만나고 그러다니ㅠㅠㅠㅠ으앙 너 왜이리 용자임ㅠㅠㅠ....가 문제가 아니고.. ㄱ=;;; 지금 053으로 부재 번호가 뜨길래 설마 너인가 싶어서 깜놀;;; 혹시 전화했어? 하지만 제가 지금 핸드폰이 끊겼어요.. orz (돈이없어서 핸드폰비가 연체중ㅠㅠㅠ) 아니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면접 끝나고 대구 내려간 그 당일날 끊겼어요ㅠㅠㅠㅠㅠ 바로 연락한다는게 내가 면접 끝나고 대구 내려가보니까 사촌 동생이 포켓몬 통신대전 신청해가지고 넘 기쁜마음에(...) 저녁 내내 그거하느라 ㄷㄷㄷㄷ 밥먹고 연락해야징- 이러고 있었는데 수육먹고 퍼질러 자는 바람에 ㄷㄷㄷㄷ 정신차려보니 몸뚱이가 서울로 수송되고 있었음 ㅠㅠㅠ (내려갈땐 ktx탔지만 올라올땐 아부지가 싣고 왔거든ㅠㅠㅠ)
너무너무 미안ㅠㅠㅠ 에혀ㅠㅠ 내가 진짜 그놈의 면접때문에 정신이 하나두 없어서 너뿐만아니라 다른사람들한테도 완전 피해주고 다녀서.. 난 진짜 왜이러나 싶구ㅠㅠㅠ 면접 보러 대전으로 간거였는데 나 만만하게 보고 내려갔다가 거진 미아될뻔해서 그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ㅠㅠㅠ 난 국내에서도 헤매는데 인도 다녀온 너를 보면 정말 용자같구ㅠㅠㅠㅠ
나 면접 끝난뒤로는 너무너무 할일없어 미치겠으니까 추석때 꼭 봐요ㅠㅠㅠ 내가 쏠게ㅠㅠㅠ 맛난데 탐색해주-☆ 랄까 접때 포스팅 올라온 인도요리집이 좋은데 ..라고 해봤자 연휴때 안하겠지? ;ㅁ; ... 근데 이번 연휴 진짜 짧더라 ㄱ- 어뜨케 개천절 일요일이 한꺼번에 겹치냐고.. orz
귤곰 2009/09/21 03:05 #
요아가씨야 ㅠㅠㅠㅠㅠㅠㅠ 아냐 내눈에는 니가 더 용자임 ㅠㅠ 나 어릴적에 너 막 일본가고 그러는거 보면서 얼마나 부럽고 싱기했는지 모른다니까!헉 나 전화는 안했지. 야이아가씨야 ㅋㅋㅋㅋㅋㅋㅋ 요새 포켓몬 버닝하는걸 알아서 너를 욕할수 없군.... 그날 전화했는데 안받길래 난 와우를 했지. 아저씨도 대구 오셨었구나. 엉헝 너네 부모님이랑 솔이 본지도 그러고보니 엄청 오래됐다!!
괜찮아~ 나도 그날.. 와우했졍.... 그래서 게임하는 너의 모습을 상상할수 있다 ㅠ 면접은 잘 본거야? 한국이 의외로 더 어려워 ㅋㅋㅋㅋㅋ 해외는 나가면 가이드북과 지도가 있으니 어떻게든 (또 숨어있는 내면의 생존본능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헤쳐나갈수가 있는데 국내에서 길잃으면 답이업ㅂ지 ㅠㅠ 나도 사실 서울가서 맨날 길잃어버리고 지하철 반대로타고 그래.... 얼마전엔 서현역에서 2시간을 헤맸다.... 서울은 왜이리 복잡한거야 @@
이제 면접 다 끝난게야? 추석 2주남았따! 감사한 마음으로 얻어먹겠어:D 아마 연휴라도 추석 당일 말곤 영업 할꺼같은데 가자 가자 나도 먹고싶어 >_< 그 근처에 괜찮은 카페도 몇군데 있으니까 거기 들려두 될꺼같고 헤헤. 근데 정말 올해는-_- 저주받은 휴일의 해인거 같아. 이뭐 쉬는날이 업ㅂ다.....응악....
미갱 2009/10/14 23:37 # 삭제 답글
도대체 다음 여행기는 언제 나오는거임?글구 위에 저분 ..댓글 길게 달긴 했지만 넘 차별한다
나에겐 ㅇㅇ 과 ㅋㅋ
어떨땐 ㅋ 이면서..쳇!
날 사랑하지 않는거야!!!
귤곰 2009/10/15 12:14 #
너의 댓글과 길이자체가 다르고 봐봐 할말이 많은 댓글이잖아 ㅋㅋㅋㅋㅋ이댓글에 ㅇㅇ ㅋㅋ 말고 뭘 달라는거야!
너의 투정을 보고 좀 길게 달아줬다.
고맙지?